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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추위가 무색한 곳이 초록의 싱그런 잎을 자랑하고 예쁜 꽃을 피워내는 식물의 세계가 아닌가 싶습니다.
뽀송뽀송 하얀 솜이불을 덮고 고요하게 잠든 일산호수, 일산호수공원을 가로질러 선인장전시관으로 향하는 뽀드득뽀드득 발자국 소리는 행여 그들의 평화로운 잠을 깨울세라 조심스럽습니다.

선인장전시관식물 중에서도 선인장이라 불리는 선인장과 식물들을 모아 전시하고 있습니다. 고양은 해 마다 때 마다 꽃박람회가 열리고 해외 수출을 자랑하는 꽃의 도시인 만큼 고양 선인장전시관은 더 당당해 보입니다.

고양선인장전시관은 일산호수공원 안에 있습니다.
일산호수 한가운데 달맞이섬에 오똑하니 갇힌 월파정 정자는 넓은 호수를 지키는 파수꾼이 되어 부안교를 건너 호수를 가로지르는 우리들을 검문하는 것 같습니다.

꽃 피는 봄부터 먹거리 풍성한 가을까지 각종 행사로 시끌벅적 떠들썩한 호수공원이 아니던가요~
백설을 켜켜로 덮은 일산호수는 또다시 꽃피는 봄을 기다리며 고요한 겨울잠을 잡니다.

오직 잠들지 못한 한 마리의 돌짐승만이 애타는 눈빛으로 호수를 바라볼 뿐입니다.

호수공원에는 눈 사이로 낸 길을 따라 간간히 마실나온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마치 철길이 드러누운 것 같아요.

약 300평 위에 유리 온실로 세워진 선인장전시관 입장료는 무료입니다. 호수공원을 산책하는 길에 관람하셔도 좋습니다.

각양각색의 선인장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선인장은 따뜻하거나 더운 환경 조건에 맞추어 살기 위해 대게 잎이 가시로 변하여 날카로운 가시로 중무장하여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되어버린 무시무시한 인상을 받게 되지요. 사실 저도 선인장 가시에 한해에 한두번은 꼭 찔립니다. 언제 닿았는지 알 수도 없는데 눈에 뵈지도 않는 가시를 뽑느라 야단법석을 부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선인장을 그렇게 좋아라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어떤가요? 선인장도 물론 다육식물에 속하지만 흔히 다육식물이 '가까이 두고 싶은 당신'이 되어 저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답니다. 앙증맞죠 귀엽죠 사랑스럽죠 혼자서도 잘 커죠 떨어져도 싹이 나죠. 멋지게는 아니더라도 키울 만 하지 않나요?

선인장의 모양은 가지가지입니다. 이녀석은 불가사리를 닮았네요.
줄기가 이처럼 원통형이거나 동그란 원형이거나 지맘대로 가지를 벋거나 죽어라 안 크는 난쟁이 녀석들도 있습니다.
또 뚝 잘라서 심어도 뿌리를 내리고 줄기에서 앙증맞은 새끼를 치는 일은 신기합니다.

이런 선인장 봤어?
거북이 등껍질을 닮았다고 구갑용, 펑퍼짐한 밑둥에서 잘룩하게 올라가는 줄기가 술병을 닮았다 하여 보카니아(독구리난), 접붙인 건지 알 수 없는 금빛을 내는 북두각금 선인장도 사랑받겠어요. 공룡의 등비늘이 생각나는 아룡목...
선인장전시관은 우리에게 세계적으로 희귀하고 특이한 이색적인 선인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와~~~ 낚시 바늘 보다 더 큰 가시. 길이는 족히 7,8cm. 돼지 한 마리 걸어도 족히 걸릴 듯한 갈고리손 같은 무서운 가시.
한번 찔리면 넉 아웃 될 것 같아요. 으~ 무셔. 이런 건 안 키우고 싶어요.

잎 대신 가시는 왜 생겼을까?
가시는 높은 산이나 사막의 고온 건조한 날씨에 잎의 증산을 막기 위해 잎이 퇴화하여 가시로 변한 것이기도 하고 허허벌판 사막에서 동물로 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일이기도 하지요.

선인장이 사막에서만 살까?
의외로 사막에서 자생하는 선인장의 숫자는 생각만큼 많지 않다고 합니다. 사막 보다는 키작은 나무들이 자라는 고산에 많이 분포한다고 합니다. 눈 내리는 고산에서 자생하는 종류도 있다고 하니 선인장 = 사막이란 개념은 버려야겠어요.

선인장은 어떤 역할을 할까?
집 안을 화사하게 꾸며 멀찍이서 감상하기만 한다구요?
시원시원하거나 앙증맞고 신기하고 멋스러운 맛에 키우기도 하지만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 일도 합니다. 실내 공기를 정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너구리 한 마리 몰고 가세요~가 아니라 선인장 하나 들고 가세요~~~를 외쳐야 할 것 같아요. 알로에는 어떻하지요? 건강식품으로 먹기도 하고 약으로 바르기도 하고 화장품으로 이용되기도 하는 이로운 식물입니다.

흐미야~ 기린각이 이렇게 큰 식물이었나요? 고개를 뒤로 재껴 쳐다 보니 제 키보다 두 배는 더 크게 자랐습니다. 잘라낸 둥치는 나무 수준입니다. 허걱^^;;

꽃 피는 모습은 또 어떤가요? 사랑스럽죠, 예쁘죠, 키우고 싶지요! '그저 바라 볼 수록♬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당신'입니다. 선인장과 다육식물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잘 보세요~ 선인장은 가시가 나는 자리(가시자리)가 있어서 가시자리에서 가시가 생기나 다육식물의 가시는 가시자리가 없으며 식물의 표피 일부분이 가시처럼 변하여 돌출된 것이라고 합니다. 아하! 선인장과 다육식물을 구분 지을 수 있는 포인트가 되겠군요.

녹색 기둥선인장에 빨간 둥근 머리를 얹은 비모란접목선인장은 누가 만들었을까?
흑갈색 목단옥선인장을 변종시켰더니 붉은색 비모란이 만들어졌대요. 이 비모란을 기둥선인장에 접목시켜 비모란접목선인장이 탄생되었는데 고양시에서 처음으로 만들었답니다♬ .*^.^*.
붉은색 뿐 아니라 다른 종류의 선인장을 접목시켜 노랑 하양 등 여러가지 색이 나오고 세계 각국으로 수출되고 있는 수출선인장의 80%를 차지하는 효자 선인장입니다. 아하~! 그래서 고양시에 선인장전시관이 세워진 거로군요.

두둥실 두리둥실 떠나가는 배 밑창에는 빼곡히 들어찬 선인장이 들여다 보입니다. 이거 빠샤~ 뽀사지면 내 다리는...? 흐미 상상만 하여도 울렁거립니다. 조심조심 건너야겠어요. 후덜덜~~

헉;; 지금 보니 저 문구가...!
<화분 들지 마세요. ~~경보가 울립니다> 진짜? 고뤠~~~?
관람시에 보지 못한 문구가 눈에 들어 와 호기심 발동 경보음이 진짜 울릴까? 궁금합니다.
다음에 가실 분 들어봐 주실래요? ㅋㅋ. 뒷감당 책임 못집니다요^^.
요즘 뜨는 대세 다육식물을 더 많이 비치해 뒀더라면...하는 생각이 듭니다.

선인장전시관 밖에는 시린 허리를 드러내고 제 살을 벗겨내는 아픔을 참으며 이 겨울을 견디는 자작나무가 있습니다.
하얀 눈밭 독야청청 푸른 솔이 사랑받듯 하얀 눈밭 하얀 자작나무도 제법 어울리는 친구들입니다. 눈 만큼 하얀 자작나무는 눈과 잘 어울리는 겨울 나무라는 생각^^*.
여름과 겨울 사이엔 문만 있더라.
선인장전시관 관람을 마치고 싱그런 초록 세상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니 하얀 나라 호수공원의 싸한 공기가 코끝을 간지럽힙니다.

달맞이섬을 건너면 선인장전시관이 있고 또다시 달맞이섬을 건너 호수를 가로질러 광장에 이를 수 있지만 둘레길을 걷기로 합니다. 호수공원은 넓다 보니 한 바퀴 걷는데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걷는 길이 밋밋하지 않아 즐겁습니다. 왼쪽으로 걷자니 중국정자 학괴정도 지나고 자연학습원을 만나기도 합니다. 꽃피는 봄이 오면 파릇파릇 새순을 내고 꽃을 피울 야생화단지 풍경이 아른거립니다. 단정학(두루미)사육장 전통정원 등 소소하고 아기자기한 호수공원의 매력을 한껏 발산하고 있습니다.

어느 새 잿빛 하늘 사이로 수줍어 얼굴 붉히는 저녁해가 일산호수공원을 굽어봅니다.

날이 저물어 가지만 아이들은 해지는 줄 모르고 썰매삼매경입니다.
올 겨울 특히 눈이 많이 내린 탓에 대한민국 어느 곳이라도 썰매를 내려 놓으면 썰매장이 되었습니다. 호수공원 둘레길도 피해가지 못하고 악동들의 썰매장이 되었습니다.
아빠는 숫제 허리띠에 고리를 걸어 썰매를 연결하는 방법으로 손의 자유로움을 택했습니다. 아이디어 굿입니다.

눈 내린 하얀 세상 일산호수공원에서 제 눈에 보이는 건 흰색 뿐인가 봅니다. 참새에게 양식을 빼앗기고 웅크리고 앉아있는 폼이라니. 애처로운 백한 너, 졸고 있는 거니?

 

어이쿠, 깜짝이야! 진짜 개인 줄 알았잖아요.
얘들아, 노올자~ 놀이터를 지키는 하얀 눈밭의 하얀 개 한 마리(?)가 어쩜 이리 잘 어울리는지.
"쥔님, 나 잘했쪄?" 살랑살랑 꼬리를 흔들며 다음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데 명령을 내릴 아이들은 아무도 없네요...

텃밭정원에 초록물 들일 봄날에 다시 오리라 마음먹으며 메타세쿼이어 의장대의 사열을 뒤로 하고 일산호수공원을 빠져 나옵니다.

호수공원을 산책하다 초록빛 선인장전시관에서 몸도 녹일 겸 일산호수공원 선인장전시관 나들이는 한겨울에 여름을 만나는 신선함이 있어 좋았습니다. 특히, 식물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겨울에 초록 싱그러움을 만나는 기쁨은 두 배 입니다. 춥다고 집에만 있을 수 있나요? 산책으로 건강도 챙기고 식물 공부도 할 수 있는 호수공원이 있습니다.


 

<일산호수공원 내 선인장전시관 찾아가는법>

  일산호수공원 홈페이지 바로가기
 


글. 사진 이은주(경기소셜락커 esilv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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