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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회 런던올림픽 르포

 

 

 

 

 

 

고양시의 국제적 위상 제고한 2012런던올림픽 응원단

- 고양시청 소속 황경선 선수, 태권도 2연패 성공

 

글 계은영(체육진흥과 전문위원) 사진 정선영(공보담당관실)

 

지난 727일부터 813일까지(이하 현지시간) 열린 제30회 런던올림픽은 전 세계인의 흥겨운 축제 마당이었다.

인간한계에 도전하는 선수들에게 뜨거운 박수와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며 대회기간 내내 그들과 함께 웃고 울었다.

장미란지훈민(이상 역도), 황경선(태권도), 이두행(마라톤) 4명의 선수가 출전한 고양시는 고양시 올림픽 응원대표단84일부터 12일까지 현지에 머물며 열성적인 응원과 스포츠와 문화, 학술 교류 등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쁘게 움직였다. 대표단의 이런 활동은 영국 BBC와 브라질 국영 TV인 글로보 등 국내외 언론에 자세히 소개되는 등 고양시의 국제적 위상 제고에 큰 역할을 했다.

 

 

 

 

 

원더풀 ~ 코리아 고양시에서 오셨다구요?”

대표단은 방문기간 동안 황경선(태권도), 장미란(역도), 이두행(마라톤) 등이 출전한 경기장을 찾아 체계적이고 열성적인 응원을 펼쳤다. 대형 태극기, 손국기, , 괭과리 등 다양한 응원도구를 준비, 출전선수들에게 기를 불어 넣어 주고 손국기를 영국인들에게 나눠주며 즉석에서 한국과 영국의 합동응원전을 펼치기도 했다.

특히 고양시 문화사절단인 ()고양문화재단 소속 신 한류에술단은 한국을 대표하는 비보잉으로 인정받는 팝핀 현준’, 드라마 대장금의 주제가를 부른 박애리씨의 판소리, 유태평양이 이끄는 태평양 트리오의 사물놀이 등을 공연, 올림픽 참가자들로 부터 주목을 받았다.

대표단은 바쁜 일정 중에도 영국의 명문 캠브리지대학을 방문, 셀라 스튜어트 시장과 시의회 줄리 상임위원장, 마이클 신 한국학 담당 교수 등을 만나 고양시와 캠브리지시 사이의 학술문화 교류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또 고양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재영한인회가 연 코리아 페스티벌에도 참가해 추규호 재영대사 등과 만나 환담하고 고양시와 런던시 사이의 교류협력을 통한 양국 우호 증진에 적극 동참할 것을 확인했다.

바쁜 일정을 소화했던 대표단의 수면시간은 하루 평균 5시간. 이동하는 자동차 안에서 쪽잠을 자며 부족한 수면을 해결했고 식사는 햄버거 등으로 떼웠다. 하루 3끼 먹는 날보다는 1~2끼 먹는 날이 더 많았다.

 

 

 

 

예선결승? 우리에게는 중요하지 않아요” - 경기를 즐기는 런던시민들

810일 오전 9시 영국의 지하철인 튜브(Tube)를 탔다. 마주앉은 사람과의 공간이 우리 지하철의 2분의 1도 안될 정도로 좁은 튜브에는 영국국기 등 각국 국기와 배낭을 맨 사람들이 삼삼오오 많다.

태권도 67이하급 경기에 출전하는 황경선(27고양시청)의 경기를 보기 위해 엑셀(ExCeL)경기장으로 가는 길. 경기장 입구, 보안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전은 대부분 예선경기가 열리기 때문.

예선경기를 보기 위해 이렇게 많은 사람이 왔단 말인가?” 출근시간에 맞춰 사람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듯 계속해 경기장 안으로 입장했다.

 

황경선의 태권도 경기장 역시 빈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영국선수가 나오면 ‘GB(great Britain)'를 연호하고 발을 굴러 응원했다. 다른 나라 선수들의 멋진 동작에 아낌없는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영국국기인 유니온(union)기가 스카프, 손수건 등 다양한 소재와 디자인으로 만들어져 휴대하기 쉽고 다양한 용도로 사용됐다. 태극기의 문양과 색을 이용한 다양한 소재의 응원용품 개발이 빨리 이뤄져야 할 듯 싶다.

 

 

 

런던의 자랑거리, 유적을 모두 관람하게 만든 마라톤 코스

런던시민들의 경기에 대한 열정은 종목을 가리지 않고 이어져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이번 올림픽 최고의 특징. 812일 열린 남자마라톤 경기는 절정을 이뤘다.

그 어떤 올림픽의 남자마라톤 코스 주변에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있었던가. 몇몇 국제종합대회를 옆에서 지켜봤지만 이번 올림픽의 마라톤 격려인파는 끝도 없다. 마라톤 시작이 오전 11, 그러나 오전 8시부터 나와 코스 주변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다.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 유니온기와 각국깃발을 흔들며 격려의 한 마음을 전한다. 감탄에 이어 부러운 마음까지 들었다.

이들의 열성응원 이유는 딱 한가지. “평생 한번뿐인 올림픽 마라톤 경기를 지금 아니면 볼 수 없잖아요!” 런던시민들의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그대로 관람으로 이어진 것이다.

 

마라톤 코스 또한 철저히 영국적인 것을 보여주려 노력한 흔적이 역력했다. 출발점은 영국 왕실이 있는 버킹엄 궁전의 뜰. 코스를 따라가다 보면 국회의사당과 그윽한 종소리로 여행객들에게 시간을 알려 주는 빅벤 시계탑, 고딕양식 교회 가운데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웨스트 민스터 사원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템스강 건너편에는 높이 135m의 회전 관람차인 런던 아이(Eye)가 보인다. 세인트 제임스 파크, 런던 관광의 시작점인 트래팔가 광장도 코스에 들어있다. 트라팔가 해전의 승리를 기념해 세운 55m 높이의 넬슨 제독 기념 기둥과 나폴레옹의 프랑스 해군 함정에서 노획한 대포를 녹여 만든 4마리의 대형 사자상도 눈길을 끈다. 그 한쪽엔 영국사에서 유일하게 처형당한 왕인 찰스 1세 동상이, 참수당한 그 자리에 서 있는 등 런던시내의 유적을 골고루 담았다.

마라톤 경기 출발과 골인점에 설치된 좌석에서 골인하는 선수들을 격려하고 일행이 있는 트래팔가 광장까지 가는데 걸린 시간이 40여분, 인파에 밀려 내가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걸음이 나를 인도하는 듯 했다.

 

 

 

 

 

알뜰한 경기장 운영, 올림픽 후 재설계로 활용

Exhibition Centre London의 약자인 엑셀(ExCeL)경기장에서는 복싱· 펜싱유도태권도탁구역도레슬링 등 7개 종목의 경기가 벌어졌다. 수용인원은 6,000 ~10,000여명.

 

이곳은 올림픽 후 전시장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올림픽 주경기장 역시 재활용하기 위해 설계부터 다르게 했다. 폐막후, 8만석 규모의 관중석을 25,000석으로 줄이는 '분리'가 가능하도록 처음부터 신경썼다. 관리 비용 지출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대형 규모의 주경기장으로 인해 중국정부가 막대한 유지비용에 애타는 모습과 대조된다. 개최지가 확정되는 순간부터 '흑자올림픽'을 위해 최소 지출을 목표로 했다.

 

이번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영국정부는 목표로 했던 24억 파운드(42976억원)보다 훨씬 늘어난 110억 파운드(196977억원)를 건설비 등으로 사용했지만, 베이징올림픽이 400억 달러(456200억원)을 사용한 것에 비하면 절반도 안되게 '절약'을 한 것이다.

무조건 크게 짓고 활용은 생각하지 않았던 우리도 교훈을 찾아야 할 대목이다. 미래를 멀리 내다보는 그들의 지혜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올림픽을 위해 신축한 경기장은 아니지만 런던에서 4~5시간 거리에 있는 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 구장도 인상적이었다. 한국과 브라질의 준결승을 보기 위해 찾은 이곳은 68,000여석이 꽉 찼을 정도로 높을 축구에 대한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더 놀라웠던 것은 입장과 퇴장 때. 입장할 때는 마치 죄수가 좁은 철문을 통과하듯 철저한 보안작업을 거치게 하고 경기장을 빠져 나갈 때는 그 많은 사람들이 순식간에 썰물 빠지듯 나갈 수 있도록 설계돼 있었다. 역시 스포츠 선진국만의 노하우란 생각이 들었다.

 

고양시 소속 선수의 선전, 가슴 짜릿한 순간들

일정상 다양한 경기는 볼 수 없었지만 고양시 소속 선수들의 선전은 큰 감동을 주었다.

역도 75이상급에 출전한 장미란은 콧등을 시큰하게 만들었다. 인상 125, 용상 164, 합계 289으로 종합 4위를 기록한 장미란은 용상 3차시기 실패 후 바벨에 손키스를 했다. 올림픽과 작별을 하는 듯,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한 기구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듯, 그의 속마음을 알 수는 없었지만 최선을 다한 모습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태권도 황경선의 경기는 금메달 0순위로 꼽혔지만 한 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예선전 때 강력한 라이벌인 사라 스티븐슨(영국)이 탈락했지만 우승을 장담할 수는 없었던 상황. 황경선은 결승에서 만난 누르 타타르(터키)를 스피드와 유연성을 앞세운 발차기로 12-5 여유있게 누르고 금메달을 따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은 황경선의 금메달을 포함, 1, 1개를 따내며 태권도 종주국의 자존심 유지에 성공했다.

 

고양시 소속은 아니지만 지난해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고양국제체조대회에서 신기술인 양의 기술을 국제연맹으로 부터 승인받은 양학선의 경기 또한 인상적이었다. 한국체조 사상 처음으로 뜀틀 금메달을 딴 양학선은 결승에서 출전선수 8명 가운데 맨 마지막에 경기를 벌였지만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역력했다. 1차시기 때 발이 앞으로 크게 2번이나 나갔음에도 긴장하는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2차시기 때 완벽한 착지로 대범함을 보여줬다. 점수가 나오기도 전에 금메달을 예견한 듯, 대형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경기장을 누비며 승리를 자신했다.

 

한국은 런던올림픽에서 금 13, 8, 7개로 종합 5위를 기록해 원정올림픽 사상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북한도 레슬링과 역도에서 선전하며 금 4, 2개로 종합 20위를 기록했다. 남북한이 잊지 못할 런던올림픽이다. 그러나 막히는 도로, 비싼 지하철과 택시요금, 물가, 지나친 보안은 역시 런던도 풀지 못한 숙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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