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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대 감기

여성들 간의 다양한 관계를 보여주는 페미니즘 소설. 소설 속 여성 인물들의 삶은 옴니버스 형식처럼 독립적이지만 서로 교차되고 이어져 우정과 연대감을 만들어간다. 특별한 여성들의 서사가 아닌 우리 곁의 평범한 사람들의 갈등과 이해, 포용을 담은 이야기로 공감대를 형성한다.
우리는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지만 타인을 온전히 이해하기란 어렵고, 친밀감을 유지하는 데에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내면 목소리를 듣기 위해 귀를 기울이는 이유는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가 아닐까? 고통과 상처를 감싸주는 붕대처럼 우리는 길게 이어져있고 서로를 놓을 수 없다.
파워워킹 나무늘보

 

너와 똑같은 속도로, 같은 방향으로 변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 사람들의 삶이 전부 다 잘못된 거야? 너는 그 사람들처럼, 나처럼 될까 봐 두려운 거지. 왜 걱정하는 거니, 너는 자유롭고, 우리처럼 되지 않을 텐데. 너는 너의 삶을 잘 살 거고 나는 너의 삶을 응원할 거고 우린 그저 다른 선택을 했을 뿐인데. …… 참 이상해. 다른 사람이었으면 벌써 관계가 끝났을텐데, 이상하게 세연이 너한테는 모질게 대하지 못하겠더라. 이해하고 싶었어, 너의 그 단호함을. 너의 편협함까지도. (154p.)

 

 

 

 

살인자의 쇼핑몰

삼촌의 정체가 궁금해서 순식간에 다 읽게되는 소설이다.
유일한 가족인 삼촌의 죽음으로 인해 정지안은 삼촌이 운영하던 쇼핑몰의 비밀을 알게 된다.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정지안은 어떤 선택을 하며 위기를 모면할지 그 과정을 숨죽이면서 보고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이야기의 끝으로 갈수록 고조되는 긴장감과 마지막 부분에서의 반전은 역시나 추리소설에 중독 될 수 밖에 없는 요인이다.
내용을 더 알려주고 싶지만 스포일러가 될까봐 더이상 적을 수 없으니 직접 읽어보시라.^_^
디카페인 유자차

 

 

 

잘 들어 정지안, 거의 모든 일은 처음에 한 결정이 옳아.
비 오는 날 칼국수냐 감자탕이냐 고민될 땐 먼저 생각해낸 메뉴를 택하는 거야.
그러니까 오늘은 칼국수지. (p.90)

 

 

한 시간만 그 방에

관공서로 직장을 옮긴 비에른은 남들이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되기 위55분 근무 5분 휴식 등 자기만의 방식으로 규칙을 정해 일한다. 그러던 어느 날, 사무실 복도에서 우연히 비밀의 방을 발견하고 들어가게 되는데.
스토리는 간단하지만, 위태롭고 긴장되는 심리 묘사로 이야기에 금방 몰입하게 만드는 소설.
스웨덴 직장 풍경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구나 새삼 깨달았다. 관료주의, 나와 나른 이들에 대한 배타성, 나는 지금 직장 내에서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가 돌아본다.

독없는 감자싹

 

 

 

 

 

그 방. 나는 생각했다. 한 시간만 그 방에 가 있어야겠다. 나는 복도로 몰래 빠져나가 커다란 재활용 폐지 수거함을 지나쳐 밖에 붙어 있는 스위치를 켜고 일곱 번째로 그 방의 문을 열었다. (71p.)

 

 

 

 

 

처음 읽는 서양 철학사

이따금 지식욕이 불타오를 때, '처음 읽는 ~' 라고 하여 집어 들고 읽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쓱 훑어보면, 도대체 저자는 입문자에게 진정으로 이 책을 권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지 의문이 드는 경우가 꽤 있다. 제목 값을 톡톡히 하는 이 책은, 서양의 대표 철학자 40인의 이야기를 꽉꽉 눌러담았다.
한번 읽었다고 해서 인물별로 에피소드를 바로 떠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지만 마음이 가는 철학자 한명쯤은 생기도록 해주며, 이들의 삶 속에서도 나와 같은 고뇌가 있었을까 찾아보고 싶도록 만든다.
야무진 세미집순이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 삶의 목적은 행복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행복한 삶이란 결코 쾌락적이고 무절제하지 않다. 무절제한 삶은 결국에는 더 큰 고통만을 가져다준다. 행복은 쾌락과 도덕 사이의 균형을 잃지 않는데서 온다. 이런 태도는 '중용'이라는 말로 요약될 수 있다. (6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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