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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지난해 해외여행객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경제침체 상황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좀 의아하기도 한데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줄었던 여행객이 다시 증가했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10월의 징검다리 연휴가 한몫 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려오더군요. 이유가 무엇이 됐든, 아무 데도 가지 못한 사람으로서는 그저 부러울 따름입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세계로 나가고 있는데, 나는 왜 오늘도 여기에 이렇게 있는가!” 오늘 포스팅은 돈이 없어, 시간이 없어, 아님 기타 등등의 이유로 아직 해외여행을 다녀오지 못한 분들에게 바치고자 합니다.

약 1년 전쯤이었을 겁니다. 문득 그런 생각을 해봤는데요.

경기도 슬로건 ‘세계속의 경기도’를 뒤집어 ‘경기도속의 세계’로 바꿔보면 어떨까. 경기도에도 세계 여러 나라의 모습을 재현해 낸 장소가 많은데, 그곳들을 모아 멋진 영상으로 소개하거나 이런 주제의 이벤트를 진행해보는 것도 좋겠다 싶었죠.

그로부터 눈 깜짝할 사이에 1년이 지나 버렸습니다. 왜 늘 사람보다 세상의 시계가 빠른지. 시간이 흐르고 흘러 이제야 그 아이템을 써먹게 됐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영상도 이벤트도 아닙니다. 늘 해오던 대로 현장 답사 후 사진과 글로 전달하는 콘텐츠인데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장기프로젝트로 도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만약 이벤트도 진행하게 된다면 여러분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대신 이번 포스팅을 앞두고 작은 이벤트를 마련해 봤는데요. 경기도청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경기도에서 볼 수 있는 세계의 풍경을 추천받았습니다.

기프트콘의 위력일까요. 많은 분들의 참여 덕분에 큰 도움을 받았답니다. 기프트콘 선물의 주인공은 고양에 위치한 ‘중남미문화원’을 추천해 주신 김근진 씨와 이은실 씨로 선정됐는데요. 일단 두 분께 축하드리며, 추천해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럼 먼저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중남미문화원으로 떠나 보겠습니다.

마야, 아즈텍, 잉카 유물 등 고대에서 현대까지 3,000여 점의 중남미 문화유산이 모여 있는 이곳은 우리나라를 넘어 아시아권에서도 유일한 중남미 관련 문화원이라는데요. 30여 년 간 코스타리카,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 중남미 지역에서 외교관 생활을 한 이복형 대사와 그의 부인 홍갑표 여사가 지난 1994년 고양시에 설립했다고 합니다.

문화원에 전시된 유물과 그림, 조각, 가면, 민속공예품 등은 설립자가 원주민 마을이나 벼룩시장 등을 찾아다니며 직접 모으고 수집가들을 통해 구한 것들이라는군요.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1996년 경기도 테마박물관으로 지정된 데 이어 정부로부터 우수 박물관 표창과 문화훈장까지 받았다고 하네요.

중남미문화원에 들어서면 그 순간 다른 나라에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우리나라에서 접할 수 없는 낯선 분위기 때문인데요. 붉은색 벽돌로 이뤄진 건물 외벽과 곳곳에 울려 퍼지는 라틴풍 음악이 남미 어디론가 떠난 듯 묘한 느낌을 가져다줍니다.

문화원은 크게 박물관, 미술관, 조각공원, 종교전시관, 마야벽화로 이뤄져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곳의 메인은 박물관인데요. 커다란 문을 열고 들어서면 중앙홀에 위치한 스페인 양식의 분수대가 보입니다. 스페인식 성당이나 큰 저택에서 가면 이런 형태를 볼 수 있다고 하네요.

웅장한 모습으로 탁 트인 중앙홀을 지나 각 전시실로 이동하면 중남미의 역사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유물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토기실로 구성된 제1전시실에는 기원전 100년부터 기원후 1400년까지의 다양한 인디오 토기들이 전시돼 있는데요. 서구의 침략이 있기 전 중남미 선주민들이 이룩한 문화시대의 토기들로 요호아와 요초아, 다산의 여신 등 재밌는 모습의 각종 토기와 토우들이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제2전시실은 4세기부터 19세기까지 마야의 따이노족 목기와 석기 등이 전시된 공간으로 ‘비취 테이블’이라는 멕시코의 공예품과 온두라스 작가 베라스께스의 유화 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제3전시실로 향하면 나무, 가죽, 금속, 돌, 동물 뼈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진 중남미의 독특한 가면을 만날 수 있는데요. 박물관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곳이라는군요. 가면들을 보고 있자니 남녀노소 좋아할 만한 합니다.

인디오 원주민들은 주로 종교의식이나 마을축제에서 가면을 사용했다는데요. 가면을 쓰고 있으면 잠시라도 자신이 새로운 모습으로 바뀔 수 있다고 믿었다고 하네요. 정말 별별 가면들이 다 있습니다.

마지막 전시공간인 제4전시실은 중남미 사람들이 사용하던 생활용품들이 전시돼 있는 곳으로 농기구와 그릇, 가구, 악기 등이 눈길을 끕니다. 원주민들은 지금도 깊은 산 속에서 예전 생활방식 그대로 살아가고 있다는군요.

박물관을 나서면 맞은편에 위치한 건물이 보이는데요. 1997년 세워진 미술관입니다.

미술관 안에는 멕시코,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브라질, 칠레, 쿠바 등 중남미 작가들의 다양한 그림과 조각이 전시돼 있습니다. 이들 작품들은 현대적이면서도 전통적인 모습을 동시에 담고 있어 색이 강렬하면서도 진한 느낌을 주는데요.

약 500여년 전 유럽 미술의 영향을 받은 중남미 미술이지만, 현재는 자신들만의 특징을 발전시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답니다.

야외에는 조각공원이 조성돼 있는데요. 중남미 14개국에서 기증한 조각들과 문화원 자체에서 수집한 작품들이 곳곳에 전시돼 있습니다.

조각공원 입구에 다가서면 독특한 디자인의 정문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왠지 이국적 느낌이 든다 했는데, 화려함을 더하는 붉은색 페인트를 멕시코에서 직접 들여와 칠했다고 하네요. 한 가지 아쉬운 건 뒤쪽에 들어선 아파트가 눈에 거슬리더군요.

최근 건립된 종교 전시관은 조각공원 바로 옆에 자리해 있습니다.

전시관에 들어가면 17세기 바로크 미술의 영향을 받은 성당제단(레따브로)을 볼 수 있는데요. 로마 바티칸 교황이 사용하는 일상가구와 바티칸 성당의 미술작품을 제작해 온 멕시코 바로크 미술대가의 작품이라네요. 중남미는 서구의 식민지가 되면서 인디오 문화 위에 유럽의 가톨릭 문화가 섞여 유럽문화와 비슷해 보인다고 합니다.

중남미문화원에서 마지막으로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은 길이 23m, 높이 5m의 대형 도자벽화입니다.

이 벽화는 아즈텍 달력과 상형문자, 피라밋속의 생활풍속이 담긴 유물 작품을 기초로 했다는데요. 중앙의 왕관과 얼굴둘레는 250개의 상형문자를 나타내며, 기타 벽면 좌우 공간은 마야 아즈텍의 사회제도와 풍속을 주제로 한 작품과 신화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모양들을 배치했다고 하네요.

한편, 이국적 분위기가 넘쳐나는 중남미문화원은 스페인 전통음식 ‘빠에야’와 멕시코 음식인 ‘따꼬’도 맛볼 수 있다고 하니 경기도에서 즐기는 세계여행 콘셉트와 더욱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까운 사람과 함께 주말여행 코스로 잡아보시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 홈페이지에서 확인해 주세요.

유럽에서나 볼 수 있는 동굴 속 와인저장고 ‘라그로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두 번째로 만나볼 곳은 경기관광공사에서 추천해 준 곳인데요. 어마어마한 규모의 동굴 속 와인저장고 ‘라그로타’입니다.

경기도 광주 곤지암리조트 내에 위치한 라그로타는 인공으로 만든 동굴 속에 들어선 와인저장고이자 스테이크와 스파게티 등을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으로 이미 알만 한 사람들은 다 아는 명소라고 하네요.

무려 10만병의 와인을 저장할 수 있는 이곳 와인저장고는 국내 최대 규모로 동굴 속 길이가 100m에 달한다는군요.

와인 시음장을 지나 철통보안 시설의 와인저장고 안으로 들어서면 입이 떡하니 벌어집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와인이 한가득 보관돼 있기 때문인데요. 와인의 규모만으로 마치 유럽 어느 나라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와인저장고는 와인의 환경인 12~15도의 기온과 70~80%의 습도를 1년 내내 유지한다는데요. 이곳에 보관된 가장 비싼 와인은 미국산 ‘스크리밍 이글’이란 제품으로 한 병에 1,200만원이라고 하네요. 반대로 가장 저렴한 와인은 칠레산 ‘얄리’로 한 병에 4만원이라고 합니다.

와인 애호가들은 한번쯤 방문해 보는 것도 좋겠죠? 아득한 분위기 속에 고급 요리와 와인을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도 연인들 데이트 코스로 강력 추천합니다.

라그로타 : 031-8026-5566~7

유럽풍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 ‘쁘띠프랑스’

작은 프랑스 마을을 보는 듯 언덕 위에 유럽풍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이 있습니다.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쁘띠프랑스’인데요. 이곳에 가면 유럽의 평화로운 전원마을에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MBC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와 SBS 드라마 ‘시크릿가든’의 촬영지로도 활용된 바 있죠. 프랑스로 떠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분들, 이곳에서 대리만족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주소 : 가평군 청평면 고성리 616 (031-584-8200)

‘허브아일랜드’에 가면 이탈리아 트레비 분수가 있다?

영화 ‘로마의 휴일’에 등장하는 트레비 분수가 경기도에도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바로 13만평 부지위에 ‘생활 속의 허브’를 테마로 운영되고 있는 허브아일랜드인데요. 이곳에는 이탈리아 로마의 트레비 분수를 완벽히 재현해 놓은 것도 모자라 ‘물의 도시’ 베니스의 마을 베네치아까지 그대로 조성해 놨답니다. 밤에 가면 아름다운 불빛야경도 덤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알아 두세요.

주소 : 포천시 신북면 삼정리 517-2 (031-535-6494)

90여 개국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안산 다문화 거리’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아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안산 다문화거리. 이곳에는 중국, 네팔, 인도, 베트남 등 90여 개의 아시아 권 나라의 외국인이 운영하는 음식점과 각종 점포가 들어서 있는데요. 평소 접할 수 없던 외국 음식을 직접 먹어볼 수 있다는 매력이 있습니다. 굳이 돈 들여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거죠. 안산 다문화거리도 여러분께 추천합니다.

주소 :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795

경기도 속 작은 아프리카 ‘아프리카예술박물관’

포천 아프리카예술박물관은 아프리카 문화를 주제로 한 복합 문화공간으로 탄자니아, 케냐, 짐바브웨 등 아프리카 대륙의 약 30개국 150여 부족에게 수집한 3,000여 점의 유물과 예술작품이 전시돼 있습니다. 특히 하루 3회에 걸쳐 아프리카 원주민들로 구성된 공연단의 무대를 볼 수 있어 아프리카 대륙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답니다.

주소 : 포천시 소흘읍 무림리 42 (031-543-3600)

 

프랑스 한 마을의 낭만을 즐기고 싶다면 ‘프로방스’로

프로방스란 이탈리아와 경계에 있는 프랑스 남부지방의 옛 지방명입니다. 파주시에 위치한 프로방스도 그 이름 그대로 유럽의 낭만과 프랑스 한 마을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데요. 파스텔 톤의 작고 예쁜 건물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동화 속 나라에 온 것 같은 환상을 경험하게 되죠. 무엇보다 이곳은 레스토랑, 베이커리, 카페, 패션관 등이 입점해 있어 한 자리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테마형 마을로 연인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주소 :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82-1 (1644-8088)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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