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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지하철 3호선 정발산역에서 호수공원으로 나가는 1,2번 출구 쪽에 8평 남짓 Argento 아르젠또라는 작은 카페가 있습니다. 지하철 역사 내 흔히 볼 수 있는 카페들과 다른 점이 있는데요.

바리스타 교육과 서비스 훈련을 받으신 60-70대 어르신, 장애우와 장애우 어머니 바리스타가 만드는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에스프레소 등 다양한 커피, 핸드메이드 레몬차, 생강차, 대추차와 같은 웰빙차, 직접 과일을 갈아 만드는 생과일 주스 등 다양한 음료와 매장에서 직접 구운 와플과 도넛을 맛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은빛이라는 뜻을 가진 아르젠또는 경기도 고양시 덕양종합노인복지관에서 어르신과 장애우들에게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고, 어르신을 부양의 대상이 아닌 사회에 기여하는 대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노인 일자리 창출 사업입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따뜻한 음료를 마시고 싶어 일요일 오후 카페를 찾았습니다.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 손님들이 카페를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카페 유리창 안밖으로 와플, 구운 도넛, 아메리카노, 유자차, 카페모카, 고구마 라떼 등 대표 메뉴 가격 및 사진, 수익금의 일부를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들에게 기부한다는 2% 사랑나눔 표시가 붙어 있었습니다.

최고급 루왁블랜딩 커피를 사용하는데, 커피 가격은 일반 커피 전문점에 비해 저렴했습니다.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는 커피를 즐기고, 커피값의 2%로 저소득가정까지 도울 수 있답니다.

카페 안으로 들어서자 와플을 만들고 계신 어르신 바리스타 분이 보였습니다. 능숙한 솜씨로 와플을 구워 크림을 발라 손님에게 건네주시더군요.



어르신 바리스타와 말씀을 나누고 싶었는데, 계속 손님들이 들어와 손님이 오지 않을 때까지 한동안 기다려야 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카페 내부를 잠깐 살펴보았는데요.

계산대 옆에 카페에서 직접 구워 만든 초코, 녹차, 딸기, 플레인 도넛이 놓여 있었습니다.

동그란 모양 뿐만 아니라 하트 모양 도넛이 노릇노릇 먹음직스러웠습니다.

도넛 아래 생과일 주스를 만들 때 사용하는 과일들과 웰빙차가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10여분을 기다린 끝에 마침내 어르신 바리스타께서 짬을 내 주셨습니다. 실례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연세를 여쭤보고 깜짝 놀랐는데요. 올해 78세이신 김상남 어르신은 바리스타 1기생으로 일하신지 5년이나 되신 베테랑 바리스타셨습니다. 구정, 추석을 제외하고 매일 아침 7시 30분부터 저녁 8시 30분까지 3-4시간씩 3교대로 어르신, 장애우, 장애우 어머니 바리스타가 일하시는데요. 주말이 가장 바쁘다고 하시더군요.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있기에 나이보다 젊어 보이시는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무엇을 주문할까 고민하다가 고구마라떼와 초코 도넛을 사가지고 나왔습니다.

고구마라떼 (3,000원) 는 너무 달지 않으면서 담백하고 부드러웠고, 유통기한이 붙어있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초코 도넛 (1,000원) 또한 기름에 튀기지 않고 구워서 담백했습니다.

일하고 싶어하는 어르신, 장애우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수익과 사회공헌을 이루며, 세대 간의 공감대와 소통을 나눌 수 있는 아르젠또를 더 많은 곳에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르젠또 찾아가는 길>





글. 사진 최윤영(경기소셜락커 일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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