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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구지’ 타고 동네 명소 구경가자
고양동주민자치위 기획한 ‘문화탐방’
[1136호] 2013년 07월 31일 (수) 17:23:52이성오 기자  rainer4u@mygoyang.com
  
▲ 트렉터가 끄는 현대식 ‘달구지’에 타고 고양동의 명소를 구경한다. 이 기발한 기획은 고양동주민자치위에 의해 이뤄졌다. 다문화가정을 포함한 참가자들이 연산군 금표비를 보기 위해 ‘달구지’에서 내리고 있다.

차량 개조 ‘트렉터가 끄는 달구지’ 
고양동주민자치위 기획 ‘문화탐방’
벽제관지·최영장군묘 등 명소 돌아

덕양구 고양동주민센터에 가면 ‘달구지’가 서있어 지나가는 행인의 눈길을 끈다. 소나 말이 끄는 달구지가 아니라 트렉터가 끄는 현대식 달구지다. 차량을 개조한 이 달구지는 고양동 마을사업인 명소탐방 행사의 이동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달구지는 양쪽으로 기다란 나무 좌석이 배치돼 있어 20여 명이 마주 앉을 수 있고 천장은 반투명의 둥근모양이다. 달구지가 달리기 시작하면 작은 창문으로 바람이 솔솔 들어온다.

토요일인 지난 20일은 아침부터 달구지에 마을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아이들과 어른 총 20명이 모인 이날은 달구지를 타고 고양동 문화탐방을 하는 날이다. 고양동 주민차치위원회(위원장 김인환)에서 기획한 달구지 탐방행사는 올해만 9번째, 달구지는 올 5월에 탐방객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 졌다. 

아침 10시에 모인 탐방객들은 오후 3시까지 고양동의 주요 유적지와 명소를 둘러봤다. 탐방 순서는 벽제관지 - 500년 느티나무 - 300년 은행나무 - 연산군 금표비 - 최영장군묘(점심) - 고양향교 - 중남미문화원이다. 오전 일정인 최영장군묘까지는 달구지를 이용해 이동하고 점심도시락을 먹고 난 후에는 40분 정도의 산행으로 고양향교에 도착할 수 있다. 향교 바로 옆에 위치한 중남미문화원은 볼거리가 많아 일정이 끝난 이후에도 탐방객들이 오래 머물다가 가는 인기 있는 곳이다.

탐방객들은 전문 강사를 통해 마을의 문화유산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고양동 주민인 신석호 강사는 “지역 문화유산에 대해 모르는 동네 분들이 의외로 많다”며 “아이들 교육 삼아 보호자로 따라온 부모가 오히려 좋은 공부가 됐다며 즐거워한다”고 전했다. 

탐방프로그램은 고양동 주민자치위원들의 도움으로 안전하게 진행됐다. 달구지 운행 중에는 앞뒤로 호위차량이 붙었고 승하차시에는 경광봉을 들고 탐방객을 유도해 안전에 특히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자치위원들이 탐방객을 유도하고 있으면 지나던 주민들이 먼저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를 하기도 했다. 자치위원들과 주민들 간의 유대감을 엿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이날은 특별히 다문화가정 10명이 탐방객으로 참가했다. 이제 갓 결혼한 필리핀 출신 주부 3명과 결혼 한지 6년이 넘은 베트남 출신 주부 2명이 함께 했다. 엄마를 따라온 아이들은 강사의 말을 집중해 듣다가도 어느새 자기들끼리 어울려 노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직 한국음식이 서툰 필리핀 출신 주부들은 집에서 요리한 필리핀 음식을 가져와 강사와 자치위원들에게 나눠주며 넉넉한 인심을 보여줬다.

작년 가을에 고양동 명소탐방에 참가했었다는 지청환, 김주연(베트남 출신) 부부는 그날도 아이 둘과 함께 탐방길에 나섰다. 남편인 지청환씨는 “작년에는 걸어서 이동해서 아이들이 힘들어 했는데 올해는 달구지가 있어서 참 편해요. 고양동에는 숨어있는 명소가 많습니다. 주말을 이용해서 온 가족이 동네 한 바퀴 돌아보는 것도 참 좋은 것 같아요”라며 주말 가족과의 시간을 즐겼다.

이날 더운 날씨에도 탐방객들의 편의를 위해 애를 쓴 지용원 자치위원은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아이들의 산행을 돕고 탐방객의 짐을 챙기는 등 힘든 진행이었지만 탐방객들의 즐거운 모습에 만족하는 표정이었다. 지용원 자치위원은 “처음에는 고양동 주민들의 애향심 고취를 목적으로 계획됐던 프로그램이었는데 이제는 고양시 전체 시민들을 대상으로 확대 실시하고 있다”며 “탐방 사업이 활성화 되면 수도권 시민들을 대상으로 탐방객들을 유치할 계획이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탐방 프로그램의 다음 일정은 8월 23일이며 선착순 20명으로 탐방객 수는 제한된다. 탐방신청은 고양동주민센터 2층(전화 031-969-7555)방문 접수와 온라인 접수(다음카페 ‘고양동주민자치센터’)가 가능하다. 

참가비는 어른 5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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