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경기도를 알리기 위한 일을 한지 어느덧 3년. 이제 웬만한 곳은 다 가봤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휴대폰 번호를 누르면서도 별 기대가 없었습니다.

“그래. 어디 전화는 해보겠다만 다 가본 곳만 알려줄 걸. 뭐! 어차피 형식적인 거지.”

여행지 소개에 앞서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관광안내전화 1330에 이따금씩 추천을 받곤 했는데요. 최근 들어 별 소득 없이 전화를 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번에도 그러려니 했죠. 

“안녕하세요. 다름이 아니라 이번에 수능 마친 고3 수험생들을 위한 경기도 여행지 5곳 정도를 소개하고자 하는데 도움 좀 받고자 전화 드렸습니다. 경기도 내에 학생들이 가볼만한 곳 있으면 추천 부탁드려도 될까요?”

상담사 분은 기다렸다는 듯 지체하지 않고 바로 답변을 줍니다. 하지만, 늘 친절한 목소리를 가진 그녀의 대답은 뻔하디 뻔한 장소들뿐입니다.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포천 허브아일랜드. 
고양 중남미문화원. 
파주 벽초지문화수목원. 
이천 세라피아.



그럼 그렇지. 공교롭게도(?) 모두 다 가본 곳입니다.

물론, 지금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께서는 이 가운데 한 곳도 가보지 못했거나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곳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제가 가봤다는 얘기는 모두 저희 블로그에 한 번쯤은 자세히 소개된 장소라는 걸 의미하는데요.

굳이 다뤘던 걸 또 다룰 이유는 없겠죠? 

‘소재고갈’에 대한 탄식과 함께 이제 이 일을 그만할 때가 왔나보다 싶었습니다. 경기도에 더 이상 내가 소개할만한 곳은 없구나 하고 말이죠. 아마 이때쯤 제 목소리도 푹 꺼진 상태였을 겁니다. 실망에 가득 찬 그런 톤. 

그런데!

말입니다.

바로 그 오만방자한 생각을 할 찰나. 상담사의 목소리에 귀가 확 열리는 게 아닙니까.

“아. 다 가보셨군요. 고객님. 그러면 잠시만..... 아!!! 여긴 어떠세요?”

마치 ‘SNL 코리아’ GTA 시리즈의 게임가게 아저씨를 연상케 했는데요. 제가 관광안내 상담사의 자존심을 건드린 듯, 뭔가 비장의 카드를 내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이 부분은 해당 방송 보는 분들만 이해하는 걸로.

그런 과정을 통해 상담사의 입에서 나온 곳은 바로! 대부도에 위치한 ‘유리섬박물관’이었습니다. 이 글에서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사진으로 등장한 곳이기도 합니다.

경기도에 살면서 아니, 경기도에서 일하면서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곳인데요. 유리섬이라. 혹시 여러분은 알고 계셨나요? 

사실 대부도하면 전에 한번 소개한 적이 있는 해솔길이나 바지락칼국수, 조개구이, 포도 같은 먹거리만 생각했지 이런 숨은 명소가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는데요. 경기도는 역시 넓고 아직 가봐야 할 곳도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비장의 카드를 내밀어 준 상담사 분께 감사를 표하며, 이제 본격적인 여행지 소개에 들어가겠습니다. 

오늘로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지 정확히 보름째 되는 날인데요. 그동안 공부하느라 애쓴 고3 수험생 여러분, 늦었지만 모두 고생 많았습니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가장 많은 수험생들이 수능 끝나면 하고 싶은 일로 ‘친구들과 신나게 놀기’를 꼽았다고 합니다. 그 외에 ‘훌쩍 여행 떠나기’도 상위권에 올라 있었는데요. 이번 포스팅은 그런 분들을 위해 준비해 봤습니다.

수능 마친 고3 수험생을 위한 당일치기 추천 여행지 BEST 5!

오늘따라 느낌표 남발이네요.

먼저 비중 있게 소개할 곳은 사진으로 계속 만나보고 계신 ‘유리섬박물관’입니다.

지난해 9월 안산시 대부도 내 4만3000㎡ 부지에 개장한 유리섬박물관은 사실 박물관이라는 한정된 용어를 사용하기엔 스케일이 매우 큰데요. 이곳에 갖춰진 시설을 보면 그 이유가 설명됩니다.

유리공예 시연장 및 체험장, 미술관, 조각공원, 아트샵, 레스토랑, 카페, 오토캠핑장.

이 시설들이 전부 박물관 내에 있다면 믿겨지시나요?

그래서 박물관이라 하기보단 '유리섬'이라는 용어로 통칭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수 있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부턴 유리섬이라 할게요.

대부도의 새 명소로 떠오른 유리섬은 5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신설된 곳으로 '한국의 무라노'를 지향한다고 합니다. 

여기서 잠깐!

무라노라면, 베네치아 유리 생산지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섬을 말하는데요. 이 섬 대부분의 주민들은 유리 제품을 만들거나 판매하는 일을 한다고 합니다. 때문에 유리 공방을 찾으면 직접 유리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질 좋은 유리 세공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고 하네요.

특히 유리 공예의 역사와 다양한 제품을 전시한 유리박물관이 있어 베네치아 지방 특유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유리 세공품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군요.

유리섬은 바로 무라노처럼 아름다운 유리조형을 눈으로 직접 보고, 구입할 수도 있는 그런 곳인데요. 여기에 유리조형 작품이 제작되는 과정을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작가들에게 직접 배우며 체험까지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유리조형의 모든 것을 학습하고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체험공간인 거죠.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극장식 유리공예 시연장과 체험장, 그리고 유리의 역사부터 다양한 종류의 유리조형물을 소개하는 유리미술관까지. 관람객들의 흥미를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는데요. 이곳을 한번 둘러보게 되면 평소 몰랐던 유리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립니다. 

유리섬에는 유리미술관 외에도 '맥아트미술관'이란 곳이 있는데요. 유리미술관이 현대 유리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라면, 맥아트미술관은 회화, 입체, 설치, 영상 등 장르에 제한 없이 다양한 현대 예술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제가 갔을 땐 소장품전이 진행 중이었는데, 훌륭하고 멋진 작품이 정말 많더군요.

지금까지 실내 시설을 살펴봤는데요. 유리섬의 진짜 매력은 밖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어딜 가도 포토존이 되는 야외조각공원은 영화 속 주인공들의 러브 스토리를 주제로 한 러브로드를 비롯해 유리나무, 유리터널,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 등 다양한 테마의 조형작품이 전시돼 눈길을 끕니다.

자연스레 로맨틱한 분위기가 형성되는 러브로드는 해변을 따라 길게 뻗어 있어 더욱 운치 있는데요. 갈대밭에 조성된 나무데크에 이르면 그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릅니다.

이밖에 국내외 유리공예 작가들의 핸드메이드 제품을 판매하는 아트샵 'BODA'와 레스토랑 '무라노 식당', 고즈넉한 자연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카페 'G'까지 편의시설도 유리섬의 빼놓을 수 없는 자랑입니다. 

혹시 당일치기로 가기에 거리가 부담된다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숙박시설도 제공하고 있었는데요. 게스트하우스급으로 이용료는 적당한 편입니다.

캠핑 좋아하는 분들은 오토캠핑장을 이용해도 되겠습니다. 넓은 주차장과 샤워장, 미니운동장이 준비돼 있다고 하네요. 

어떻게 보셨나요?

전체적으로 둘러보니 기대 이상으로 잘 갖춰진 곳이었는데요. 머지않아 경기도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지 않을까 예상을 해봤습니다. 그만큼 추천해드리고 싶은 곳입니다.

마지막으로 자가용 이용이 어려운 수험생 분들을 위해 대중교통 이용방법을 안내해드릴게요.

1. 지하철 4호선 안산역 <-> 시내버스 123번 이용 (대부동주민센터 하차 후 4km 거리)
2. 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 <-> 광역버스 790번 이용 (대부동주민센터 하차 후 4km 거리)


보신 것처럼 대부동주민센터까지는 비교적 쉽게 갈 수 있는데요. 그 이후가 문제입니다. 대부동주민센터에서 유리섬까지 4km 정도 떨어져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가급적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게 좋다고 하네요. 버스가 있긴 한데 하루에 몇 대 안 다닌다고 합니다. 

대부동주민센터 콜택시 전화번호 : 032-886-8883 / 882-8884


이용과 관련된 보다 자세한 사항은 유리섬 홈페이지(www.glassisland.co.kr)에서 확인하거나 032)885-6262로 문의 주시면 되겠습니다. 

참! 마치기 전, 잠깐 소개할 글이 있는데요. 유리섬이 개장한지 얼마 안 된 시점에 이미 저희 락커 한 분께서 이곳을 다녀오셨네요. 1년 전 모습을 담은 풍성한 사진과 함께 유리섬에 대한 소개가 잘 돼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아래 링크도 클릭해 주세요. 


이제 유리섬 외에 나머지 추천 여행지 4곳도 함께 안내합니다. 참고로 다섯 곳 모두 수험생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법한 여행지이니 향후 가볼만한 곳 리스트에 담아두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힐링이 필요한 수험생 여러분이 가면 더욱 좋겠지만 말이죠. 

임진각 평화누리

얼마 전 MBC '무한도전' 자유로가요제가 이곳에서 열려 화제를 모은 바 있죠. 임진각관광지 내에 위치한 평화누리는 2005년 세계평화축전을 계기로 조성된 복합문화공간인데요. '음악의 언덕'이라 불리는 드넓은 잔디밭과 3,000개의 바람개비가 장관을 이룹니다. 

주소 : 파주시 문산읍 마정리 618-13 
전화번호 : 031-953-4854


허브아일랜드

13만평 부지위에 ‘생활 속의 허브’를 테마로 운영하고 있는 허브아일랜드는 이탈리아 물의 도시 베네치아를 재현한 광장과 허브박물관, 야외정원, 허브상점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매년 겨울이면 불빛동화축제가 열려 아름다운 불빛야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주소 : 포천시 신북면 삼정리 517-2 
전화번호 : 031-535-6494 
이용시간 : 오전 10시 ~ 밤 10시


중남미문화원

마야, 아즈텍, 잉카 유물 등 고대에서 현대까지 3,000여 점의 중남미 문화유산이 모여 있는 곳으로 우리나라를 넘어 아시아권에서도 유일한 중남미 관련 문화원입니다. 크게 박물관, 미술관, 조각공원, 종교전시관, 마야벽화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마치 해외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곳입니다.

주소 : 고양시 덕양구 고양동 302-1 
전화번호 : 031-962-7171
이용시간 : 오전 10시 ~ 오후 6시


벽초지문화수목원

한국식 정원과 서양식 정원의 모습이 한데 어우러져 소나무와 각종 야생화 등 1400여 종의 식물이 아름다운 경관을 이루고 있는 곳인데요. 수목원 중심에 위치한 연못과 드넓은 잔디광장을 비롯해 다양한 주제로 꾸민 정원과 산책로가 일품입니다. 겨울엔 '조명빛축제'가 열려 200만개의 형형색색 경관조명이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주소 : 파주시 광탄면 창만리 166-1 
문의 : 031-957-2004 
이용시간 : 오전 10시 ~ 밤 10시



박재영 기자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