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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첫 개통된 개통된 수도권전철은 올해 40주년을 맞이한다. 서울-부천-인천의 경인선과 서울-수원의 경부선으로 시작한 수도권전철은 40년만에 급격히 늘어나며 경기도 곳곳을 운행하고 있다. 

수도권 전철이란, 무궁화호처럼 다같이 앞쪽을 보는 좌석과 달리, 양 가장자리에서 서로 마주보는 좌석인 롱시트를 설치한 통근형 전동차가 운행되는 구간을 말한다. 

수도권전철은 기존 철도를 개량한 것과 완전히 새로 건설하는 것들이 있다. 현재 수도권 전철은 경기 남부로는 안양-수원-평택으로 가는 경부선(1호선)과 과천-안산 방면으로 가는 과천선과 안산선 (4호선), 성남-용인을 거쳐 수원역으로 가는 분당선이 있다.

경기 서부로는 부천을 관통하여 인천으로 가는 경인선(1호선)이 있으며, 북서부로는 고양과 파주 방면의 일산선(3호선)과 경의선, 북부로는 의정부-양주-동두천으로 이어지는 경원선(1호선)이 있다. 

마지막으로 경기 동부로는 남양주와 가평으로 향하는 경춘선과 역시 남양주와 양평으로 이어지는 중앙선 전철이 있다.
 
이렇게 경기도에는 40년만에 수도권전철이 크게 늘었다. 그러나 일본이나 프랑스 등 선진국에 비하면 수도권전철은 여전히 크게 부족한 실정이며, 특히 느린 속도가 문제가 되고 있다. 그래서 경기도에서는 지하 40~50m 대심도에서 빠른 속도로 운행하여 서울로 가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전철 노선도 (작년말 분당선 망포-수원 구간이 추가 개통되었다) ⓒ코레일

어쨌든 이렇게 다양한 경기도내 전철이 있다보니, 필연적으로 이용객이 많은 역과 적은 역으로 나누어지게 되었다. 경기도는 서울과 달리 아직도 미개발지가 많고, 이런 곳에 있는 역은 이용객의 크게 적어, 일종의 '전철의 간이역'이 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이렇게 이용객이 적은 도내 수도권전철역들을 알아보고자 한다. 

전철역의 이용인원을 집계하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승하차인원을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전철역의 개집표기를 통과한 인원수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이는 실제로 대합실의 혼잡도를 정확히 나타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환승역의 경우에는 환승 승객이 역 바깥으로 나오지 않기 때문에 역 내부의 혼잡은 승하차인원보다 높아지는 특징이 있다. 예를들어 서울시와 성남시의 경계에 위치한 8호선-분당선 복정역은 주변 역세권이 약하여 승하차 승객은 적은 편인데, 대신 역 내부에서 환승하는 승객은 매우 많다. 이런 환승역은 승하차 인원이 적어도 환승객을 포함한 실제 이용객은 매우 많은 것이다.

어쨌든 2012년 한해동안 운영된 경기도내 전철역들 중, 각 노선별로 수송인원이 적은 역 3개는 다음과 같다.
중앙선, 경춘선, 경의선은 다른 노선들에 비해 최근에 수도권 전철이 개통되어 이용인원이 적다.
(자료: 한국교통연구원 KTDB(국가교통데이터베이스) 월별 수도권 지하철 역간 이용인원 집계) 

참고로 2012년 한해 동안 경기도에서 승하차 인원이 가장 많았던 전철역은 부천역이었다. 승하차인원은 105,399명으로서 신원역과 비교하면 235배나 된다. 참고로 수원역은 88,760명으로 부천역보다 적었는데, 작년말부터 분당선이 개통되었기 때문에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경기도내에서 가장 한산한 첫번째 역은 양평군 양서면 신원리에 있는 중앙선 신원역이다. 세미원, 두물머리 등의 관광지로 유명한 양수역의 다음 역이다. 

이 역은 뒤쪽이 산이고, 앞쪽은 남한강이며, 역 앞에 작은 마을이 하나 있는 상황이다보니, 역세권이 너무나 빈약하여 수도권전철 이용객 최저 기록을 달성하였다. 

신원역 자체는 1965년 개통된 역사성 있는 역이다. 기차만 운행되던 시절에도 간이역이었지만 2009년 12월 21일에 전철역으로 개통된 후에도 간이역이라고 불릴만 하다. 

그래도 역 자체는 제대로 정비되어 있다. 열차를 탈 수 있는 플랫폼이 있고, 플랫폼을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추위를 피하기 위한 고객대기실과 화장실, 자동개집표기와 승차권 자동발매기들이 모두 있다. 

그러다보니 신원역은 남한강 자전거길의 중간 기지로서 자전거 이용자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현재 남한강 자전거 길은 개량되기전 중앙선 폐선로를 이용한 것들이 많다. 신원역도 마찬가지로서, 양수역에서 신원역으로 오는 자전거 길은 옛 중앙선 선형을 따르고 있으며, 전철은 새로 뚫린 터널을 이용하고 있다. 

신원역의 또다른 볼거리중 하나는 바로 일제강점기 지식인이었던 몽양 여운형 선생의 생가와 기념관이 근처에 있다는 점이다. 신원역을 나와 부용산쪽으로 수백m만 올라가면 그의 생가와 기념관이 나온다. 일제시대 우리나라의 독립과 발전을 위해 노력했던 선생에 대한 자세한 것들을 알 수 있다. 

경기도 전철역중 경춘선에서 가장 승객이 적은 역은 구리시 갈매동에 위치한 갈매역이다. 

원래 경춘선 철도는 화랑대(육군사관학교)쪽에서 퇴계원쪽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이 곳에는 노선 자체가 없었다. 그러다가 노선의 방향이 망우쪽으로 바뀌어 광역전철이 새로 건설되면서, 갈매역도 새 위치에 건설되었다. (2010년 12월 21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매역의 이용인원이 이렇게 적은 것은 주변의 개발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주변 지역 개발을 선도하기 위하여 먼저 역을 건설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갈매역 바로앞 서쪽에는 구리 갈매 보금자리지구가 본격적으로 공사중에 있다. 그린벨트를 해제하여 주택을 공급하는 보금자리지구로서, 9,912세대 총 2만 6여명의 인구를 수용할 예정이다. 이 사업이 완공되면 갈매역은 구리 갈매 보금자리지구의 전철역으로서 큰 역할을 할 것이며, 이용인원도 크게 늘어날 것이다. 

구리 갈매 보금자리지구의 조감도. 지구 가장자리 왼쪽 중간에 갈매역이 보인다 ⓒ국토교통부

현재 갈매역 북쪽에는 삼육대학교가 있어서 이들 학생들이 갈매역의 주요 이용인원이 되고 있다. 실제로 갈매역의 부역명이 삼육대이다. 학기중에는 셔틀버스도 운행된다. 

또한 서울 인접지이고 100번 고속도로(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47번 국도 등 교통이 편리한 점을 이용하여 갈매역 하부 주차장도 잘 활용되고 있다. 다른 환승주차장과는 달리 주로 버스와 같은 중차량들이 이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마지막으로 경기도 전철역 중 경의선에서 가장 한산한 역은 곡산역이다. 
환승역인 대곡역과 백마역 사이에 있는 곡산역은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에 위치하고 있다. 도시화가 많이 진행된 고양시의 역이라 이용객수가 적다니 의외일 수도 있을 것이다. 

원래 곡산역은 1967년 첫 개통된 나름대로 역사있는 역이다. 기차가 운행되던 시절 간이역으로 명맥을 유지해왔으나, 일산신도시 개발 후 도시구조상 한쪽 끄트머리에 위치하게 되면서 이용인원이 크게 줄었다.

보통 도시 가장자리에는 열병합발전소, 환경자원회수시설 등 도시 지원시설이 위치하다보니 인적이 뜸하게 된다. 곡산역도 마찬가지로서 동쪽에는 마을만 드문드문하게 있을 뿐이고, 북서쪽에만 간신히 도시지원시설이 몇개 있다보니 역 이용객이 매우 적다. 열병합발전소 등에 출퇴근하는 직원들이 유용하게 이용하고 있는 수준이다. 

지난 2009년 7월 1일 경의선이 기존의 일반철도에서 수도권 광역전철로 바뀌면서 전철이 본격적으로 운행되기 시작했지만, 역세권이 그대로이다보니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그래서 2012년 기준으로 하루에 평균 758명만 이용하는 한산한 전철역이 된 것이다. 

아울러 곡산역에는 동쪽과 서쪽 모두 주차장이 있다보니 자가용을 타고 이곳까지 와서, 차를 주차한후 전철을 타는 방식의 이용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 파크 앤 라이드 (Park & Ride: 주차 후 대중교통 탑승)이라고 하며 곡산역같이 대중교통 연결편이 부족한 역의 돌파구가 되고 있다. 


도시화가 많이 진행되어 대부분의 역들이 일정 이상의 수요가 나오는 서울지하철과 달리, 경기도의 전철역들은 심하게 한산한 역들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글에서 소개한 신원, 갈매, 곡산이 경기도의 '3대 한산 전철역'이다. 

이렇게 전철역이 한산한 이유는 경기도 곳곳에 개발제한 규제가 있다보니 충분히 개발이 되지 않은 곳이 많다는 점에 기인한다. 이러한 역들은 필요성이 의문시되는 경우도 있으나 역사성만큼은 다른 역들에 뒤지지 않는다. 또한 신원역은 관광 측면, 갈매역은 향후 보금자리주택지구의 대표역, 곡산역은 신도시 끄트머리에서 자동차-전철의 연계이용이라는 각각의 잠재력들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이왕 만든 역이니만큼 운영비를 최소화하면서 이러한 잠재력을 잘 살리는 방향으로 역을 운영한다면, 역과 역세권이 상호작용하면서 발전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이용인원은 적지만 모두가 소중한 경기도의 전철역들이다.*



글. 사진 한우진 (경기소셜락커 한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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