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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atorsim의 문화유산답사(고양시편) - 숙종의 장인 경은부원군의 영사정(1709)  고양시문화유산답사기 / 고양시의 문화유산 

2012/05/23 08:48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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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의 장인 경은부원군의 영사정(1709)

지정 번호 :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157호

소 재 지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대자동 958

영사정은 경주김씨의정공파종중의 재사(齋舍)건축물입니다. 서울에서 파주로 넘어가는 1번 국도에 접해있으며 파주삼릉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하며, 영사정의 뒷산인 주산이 좌청룡, 우백호로 감싸고 있고 남쪽으로 열려있습니다. 영사정은 동향을 하고 있으며 영사정의 안산은 동쪽에 있는 최영장군묘가 있는 곳이 됩니다. 그 전면으로 삼각산이 아득히 펼쳐져 있어서 풍광도 아주 좋습니다.

조선조 숙종의 둘째 계비인 인원왕후의 아버지인 경은부원군 김주신의 묘역 아래에 있는 재실로서 숙종년간에 지었다고 전하며, 건물 우측에는 김주신신도비가 있습니다. 대청 대들보에는 ‘대자동재사세기축사월초일일개묘 팔월이십이일상량(大慈洞齋舍歲己丑四月初一日開墓 八月二十二日上樑)’이라 쓰인 편액이 걸려 있었습니다. 숙종연간의 기축년은 1709년(숙종 35년)이므로 이 건물이 해당시기에 건축된 건물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영사정은 한동안 감나무집 식당이라는 음식점으로 사용되기도 하였습니다.

영사정은 고양시 덕양구 대자산의 남쪽능선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재실 주변으로 전면에는 문간채가 서있고, 양측면과 후면은 토석담을 구성하였는데 회칠로 마감을 했었지요. 경사지에 위치하여 재실의 전면은 축대가 높게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묘역과 재실 앞쪽으로는 인공적으로 축조된 연못이 있습니다.

영사정은 ‘ㄷ’자형의 본채와 ‘ㅡ’자형의 문행랑채가 나란히 놓여 튼‘ㅁ’자 배치를 하고 있으며 유좌묘향(酉坐卯向-서쪽에서 동쪽을 바라보는)의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2011년 해체공사시 대청 종보 위의 대공단혀에서 발견된 상량묵서는 단혀위 면에 먹으로 쓴 것인데, 기존에 대청 대들보이 있던 내용과 대체로 일치합니다. 이 상량묵서에서는 집을 짓는 도편수를 주인편수라고 불렀고 이름이 오태광이라는 사람이라고 적혀있습니다. 부편수로 보이는 이차영이라는 분과 제자로 보이는 신두남이라는 분도 적혀 있어서 영사정의 건축과 관련된 자세한 사항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전통건축분야의 전문가이신 명지대학교 김왕직교수는 영사정을 다음과 같이 평가하셨습니다.

“영사정은 재사건축 중에 건립연대(1709년)가 명확한 건축물로 매우 보기 드문 사례이며 살림집의 형태를 취하였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 재사 성격의 사당방과 행랑채 성격의 아랫방이 우측익각으로 같이 붙어있다는 것도 영사정이 갖는 특징이며 건축적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영사정은 숙종의 장인인 김주신 및 숙종의 계비인 인원왕후와 관련된 유적이라는 역사적 의미 이외에 건축의 완성도가 높으며 령쌍창과 심벽의 외엮기 방식 등이 전통적이며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어서 교과서적인 보존가치를 지니고 있다.”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쓰러져 가는 폐가로 보이는 집도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민족의 살림살이를 말해주는 소중한 문화재라는 것을 ‘영사정’은 말해주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건물이 2010년 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었던 것은 문화재를 더없이 사랑하는 이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경주김씨의정공파의 ‘김순경’어르신과 문화재수리기술자인 ‘최우성’선생님이 그 분들인데요. 최우성 선생은 우연히 들른 영사정에서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는 것을 발견한 뒤, 물심양면으로 영사정이 문화재자료로서 가치를 인정받는데 노력하였고, 김순경 어르신은 오래된 영사정을 허물고 깔끔한 새 건물로 사당을 짓자는 종중내 의견을 적극적으로 설득하셔서 영사정을 지켜오신 것입니다. 이 분들이 없었다면 영사정은 역사속으로 사라졌을 것입니다. 여러 가지 개인적인 불이익을 감내하고라도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지키고자 노력하신 이런 분들이 계셨기에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이 이렇게 전해지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영사정을 볼 수 없습니다. 300년의 세월을 버텼던 영사정은 더 이상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았던 10년 전부터 급속히 퇴락하여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되어 버렸지요. 그래서 고양시에서는 2010년 경기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이후, 해체보수공사를 통하여 영사정의 부재를 잘 정리해 보관하고 있습니다. 목조건축물의 특성상 쓸 수 있는 자재를 활용하면 다시 옛 모습으로 재건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2012년에는 이 건물의 재건을 위해 설계하고 복원하는 작업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다행히도 많은 부재가 다시 사용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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