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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 정선이 그린 '행호관어도'

행주산성 주위에는 권율장군의 행주대첩 외에도 재미있는 역사이야기가 많이 있습니다. '금강전도, 인왕제색도'로 유명한 겸재 정선이 그린 '행호관어도'에 관련된 이야기도 그중 하나 일 것입니다.

겸재 정선은 한강을 주제로 한 20여 점의 그림을 남겼는데 그 그림들은 진경산수화이어서 한강주변의 모습들을 사진처럼 생동감있게 보여줍니다. 그 중 수많은 고기잡이배들을 그린 <행호관어>라는 그림이 있습니다. 행호는 지금의 행주산성 앞 한강을 가리키는 말로, 그 행호에서 고기를 본다는 제목입니다. 이 그림에 등장하는 물고기와 가장 형태가 비슷한 한강에서 서식하는 물고기를 찾아보니, 어부들이 흔히 갈대고기 위어로 부르던 '웅어'였습니다. 하지만 행주산성 주변에서 이‘웅어’라는 고기는 지금은 거의 잡지 않습니다. 비싼 생선이 아니다 보니 잡아 봤자 이윤이 남지 않고 예전만큼의 물량이 잡히지 않기 때문이겠죠. 지금은 행주산성에서 좀 더 하구로 내려가면 종종 웅어잡는 어부를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초여름, 행주산성 앞 한강을 가득 메우며 밤을 밝히던 웅어잡이 고깃배들. 양천관아에서 행호를 내려다보며 한강의 풍광을 그리던 겸재의 손에 의해 웅어 이야기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잡히지는 않지만 고양시에는 웅어요리를 맛있게 하는 집이 곳곳에 숨어있으니 한번쯤 맛보고 가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웅어는 잘게 잘라 야채와 함께 초고추장에 비벼서 먹는 것이 별미인데 남는 웅어회는 따끈한 밥에 올려 비벼먹어도 아주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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